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VC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적어도 한 시간 후의 미래는 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10분 후도 알 수 없는 세상이 된 것 같아요.당연히 비가 올 줄 알고 우산을 챙겨 미팅을 나갔는데 해가 쨍한 걸 보니 화가 났지만 미팅이 끝난 후엔 상당히 복잡미묘한 상태로 기분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최근 제 관심사의 많은 부분은 미용기기에 향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투심을 통과했던 회사와 앞으로 가장 중점을 두고 투자할 회사 모두 피부 미용과 관련된 의료기기 회사였구요. 그런데 이런 회사들의 IR DECK엔 특별히 AI에 관한 얘기가 없었습니다.
자연스레 저도 AI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라져 있었고 미래가 불확실한 회사들에 대한 투자는 개인적으로좋아하는 영역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제가 오늘 미팅했던 회사는 AI Agent 서비스들의 분석 도구를 개발하는 곳이었습니다. AI라는 것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꽤나 최근까지 생각했고 스스로 많은 Agent 서비스들을 쓰면서도 이 기술들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서 너무 무감각했단 것을 깨닫게 됐던 것 같습니다.
오늘 미팅이 끝난 후엔 막연한 불안감도 생겨 앞으로 이 산업에 대한 스터디를 더 깊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구요.
VC는 여전히 AI가 많이 사용되지 않는 곳인 것 같습니다. AI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흔한 생산성 앱 하나 사용하지 않는 하우스도 꽤나 많이 봤구요. 주간회의를 엑셀로 정리하는 하우스들이 몇 개인지 설문조사를 하면 깜짝 놀랄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딥테크 기술에 투자를 한다고 말을 하려면 스스로 변화하는 환경에 많은 노출이 필요하다는 것은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비슷한 느낌으로 리멤버를 두고 굳이 아직까지도 종이 명함을 주고 받는 관습은 언제쯤 바뀔까요? 여전히 회의 시간에 노트를 피고 펜을 안 들면 눈치가 보이는 이 환경도 얼른 바뀌었으면 하는 모습 중 하나입니다.
오늘 미팅 중에 대표님께서 “사용하시는 AI 서비스가 몇 개나 되나요?”라고 질문을 주셔서 생각하다가 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하루 일과 중 사용하는 AI agent 서비스들을 소개해 볼게요.
아침을 깨우는 AI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키는 앱은 스픽입니다.
스픽은 친구가 추천해 줘서 쓰기 시작한 앱입니다.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가게 돼서 영어를 오랜만에 다시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쓰고 있는데 생각보다 제 영어를 잘 알아들어서 기특한 서비스이기도 하죠 ^ㅡ^
실제 원어민이 나와서 대화를 하는 건 특별할 건 없지만 스픽의 가장 큰 장점은 프리톡 기능이 있다는 것! 다양한 상황을 주고 그 상황 속에서 프리 토킹을 하는 서비스인데 토픽도 다양하고 제 답변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이 AI 언어 학습 서비스의 장점이 아닐까요?
이런 서비스들은 쓰면 쓸수록 서비스의 품질이 더 올라가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앱 중 하나입니다.
다음으로는 플랜핏입니다.
플랜핏은 제 운동 목적에 맞춰 운동 루틴을 짜주는 AI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으로 운동 루틴이 생성되는 느낌은 아닙니다. 앱스토어 평점이 왜 높은지 잘 모르겠네요. 개인마다 체형도 다르고 식습관도 다 다른데 사용자들의 정보를 최소한으로 습득하고 대충 뭉뚱그려서 비슷한 루틴을 추천해 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AI Agent 서비스들의 미래는 높은 확률로 개인 맞춤형으로 발전해 나갈 텐데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고 할까요? 하체 하는 날 매일 런지만 시키는 이 앱은 정말 ….이렇게까지 아침 루틴이 끝나면 출근해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합니다.
노션이 없었다면..?
회사에 출근해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노션입니다. 저는 주로 할 일을 노션에 정리하는데 기존에는노션을 메모 앱 기능에 국한해서 사용했다면 최근엔 AI 노트 등 AI 기능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회의 시간에 여전히 종이와 볼펜을 챙기긴 합니다만 실제 볼펜으로 뭘 쓰진 않습니다. 노션 AI 노트 기능이 있으니까요. 받아쓰기 기능을 켜놓고 회의에 들어가면 좀 더 핵심에 집중할 수 있더라구요.
일단 회의 내용을 요약까지 해주기 때문에 회의 이후의 부수적인 업무에 시간을 쓸 필요도 없기 때문에 진짜 좋습니다. 또한 노션의 AI 기능 중엔 페이지 내에서 질문하기 기능이 있는데 Gemini가 망망대해를 떠돌며 데이터를 긁어 오는 것과 달리 제 워크 스페이스 내의 정보들을 취합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생산성이 확 올라가는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노션은 주로 회의 자료를 녹음하고 요약하는 기능을 위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원래는 정말 많은 STT 서비스를 따로 사용했는데 다른 서비스에서 녹음하고 요약해서 또 노션으로 옮기는 작업조차 귀찮아지더라구요. 확실히 노션에 락인되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네요.
다글로, 콜라보, 클로바노트 모두 다 사용했었는데 고유명사를 잘 못읽어낸다는 점과 마이크 성능에 따른 오류 등 아직 모든 서비스가 성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더라구요.
공부를 해보자
오후 3시. IR을 하나 들었습니다. 이제 공부를 해야겠죠? 요즘은 Notebook LM 서비스를 가장 많이 활용합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IR 때 들었고 조금 더 깊게 알아야 할 내용들은 Notebook LM을 활용해서 취득합니다. 이 과정에서 Gemini 내 Deep Research 기능도 활용하구요.
추가로 Grok, Chat GPT 또는 Claude도 사용했었는데 요즘엔 Gemini가 개인적으로 제일 성능이 우수한 것 같더라구요. Notebook LM과 Gemini와 함께라면 그 어떤 투심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Notebook LM에 붙어 있는 FAQ 기능이 있는데 저희 투심은 이 FAQ를 벗어나질 않더라구요. 기출 문제 변형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
무엇이든 이해할 수 있던 것은 아닌데.. 쉽게 설명해라 + 비유를 사용해라 + 예시를 들어라 이 세 문장을 프롬프트에 넣으면 꽤나 많은 부분이 쉽게 설명되더라구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어렸을 적부터 힙합을 좋아했고 혼자 음악도 만들어 보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로직이라는 비트 메이킹 프로그램 써보겠다고 그닥 필요하지도 않았던 맥북 프로도 샀었죠. 그런데 그 비싼 로직 계정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날라가 버려서 다시 살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게 벌써 8년이 지났네요. 근데 굳이 살 필요가 없어져 버렸어요. 바로 SUNO가 나왔기 때문이죠.
제가 원하는 느낌을 입력하면 알아서 비트를 찍어 주고 가사까지 넣어줍니다. 정말 제 취향에 딱 맞는 노래가 없는 상황에서 너무너무 그런 노래가 듣고 싶을 때 사용하면 너무 좋더라구요.
바로바로 원하는 게 나오진 않지만 중간중간 원하는 바를 수정해서 넣어주면 그래도 그 느낌이 조금은 살더라구요. 아직은 제가 텍스트로 입력한 가사가 정확히 노래로 표현되진 않지만 점점 더 나아지겠죠?
너와 나의 Memories - 내가 했던 말을 잊지 말아 줘
생각날 때마다 앱스토어 가서 AI 검색해서 나오는 서비스들을 꾸준히 써보고 있는데요. 비슷한 서비스들이 정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서비스들이 살아남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서비스들의 종착점은 초개인화로 흘러 갈 것 같은데 그러기 위해선 어떤 점들을 서비스에 반영해야 할까요? 오늘은 제가 사용하는 AI agent 서비스들에 대해서 제 하루일과와 함께 공유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이 쓰는 서비스들도 너무 궁금하니 연락 꼭 부탁드릴게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