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겐남의 점심 시간은 힘들다
제목이 너무 뜬금없나요?
지난 7월 어느날 점심 모 증권사(“Kx증권)의 팀장님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 팀장님께서는 제가 앉기도 전에 제게 에겐남이냐며 막무가내 공격을 시전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선크림을 발랐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저는 굴하지 않습니다. 피부암에 걸리기 싫다며 반격을 하였고 그날따라 유독 따가웠던 햇빛을 가리고자 들고 왔던 양산까지 보여주며 팀장님의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여의도에서 양산을 쓰고 다니는 게 아무렇지 않은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워런 버핏 워너비는 거짓말 !
블로그 시작 초기부터 워런 버핏만 주구장창 외쳐댔던 사람으로서 갑자기 대학생 시절 희망 직업이 필러 영업맨이었다고 하니 조금 이상하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식을 했던 것과 별개로 취미가 일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펀드 매니저로서의 꿈은 크게 가지지 않았었습니다(수익률이 낮았기 때문은 전혀 아닙니다). 대학교 졸업을 할 때쯤 고민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할 줄 아는 건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기 때문이죠. 전형적인 K-교육을 받은 학생이 무슨 꿈이 있었겠습니까 ㅎㅎ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제게도 한 가지 작은 관심사가 있었는데, 바로 피부 미용입니다. 지금도 제가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죠. 고등학생 때까지는 아침 저녁으로 세수만 해도 피부가 되게 깨끗했는데 대학교에 가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울긋불긋 오돌토돌 뾰루지들이 가득한 얼굴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냥 생긴 대로 살면 됐는데 그게 잘 안 돼서 화장품부터 이거 저거 안 써 본 게 없었습니다. 지금은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친형의 영향도 많았던 게 형이 기초 화장품과 선크림은 꼭 바르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다 바르고 다녔습니다.
필러를 팔고 싶었습니다
군대에 가서 더 나빠진 피부는 가지색이 됐고 저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화장품으로는 해결할 수 없겠다 생각하여 피부과를 처음으로 찾게 됐습니다. 동네에 있는 피부과에 가서 압출도 하고 필링 각질 제거도 하고 로아큐탄도 몇천 알은 먹었던 것 같습니다. 불과 10년 전이긴 하지만 그때는 피부과에 별다른 시술이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몇몇 시술들을 통해 피부색이 가지색에서 분홍색이 됐고 꽤나 만족스러웠던 시기였습니다.
사람이 한 번 맛들리니깐 자연스레 관심사가 확장이 됩니다. 대기실에 앉아 있다 보면 테이블에 놓여진 xx샷 100만 원 → 50만 원이 계속 눈에 들어 오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동네 피부과에서 어느덧 홍대 피부과(지금은 몇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한)까지 진출하여 더 다양한 시술을 눈으로 보다 보니 그 효과가 항상 궁금했습니다. 돈 없는 대학생만 아니었다면 다 해 보고 싶단 생각도 들 정도로 before-after 사진은 엄청났거든요.
항상 예약없이는 갈 수도 없던 피부과들의 성장세를 눈으로 경험하면서 필러가 미래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필러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며 M사의 신입직원 채용에 지원을 했습니다. M사의 신입직원 채용에 지원을 했습니다. M사의 신입직원 채용에 지원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M사에 3번이나 지원했는데 끝내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직무도 바꿔가면서 지원했는데 제게 남은 건 차비로 쥐어진 6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직접 팔 수 없다면 !
그렇게 좌절과 함께 증권사 인턴을 거쳐 지금의 회사까지 오게 됐네요. 하지만 필러 영업의 꿈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투자의 좋은 점은 직접 할 수 없는 사업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
현재 회사에 입사한 후 제가 처음으로 투자했던 회사는 우연히도 M사(앞에 나온 M사는 아닙니다)인데요. 이 회사는 제가 관심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키토산이라는 신소재를 기반으로 한 스킨부스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가장 핫한 리쥬란이 PDRN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성공했던 것과는 다르게 키토산은 오랫동안 화장품 소재로 쓰였기 때문에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볼 수 있겠죠.키토산이 특히나 항염 작용이 뛰어나다고 하니 얼른 임상에 성공하기를 다 같이 응원해 주세요.
이외에도 작년에는 홈 케어 디바이스도 출시하여 현재 홈쇼핑과 자사몰에서 팔고 있는데 최근에는 탈모 케어를 위한 하이퍼샷도 출시했습니다. 제 비어가는 정수리에도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미래는 줄기세포일까 ?
M사에 작년과 올해에 거쳐 총 두 차례 투자를 집행했고 다음 투자 건을 찾고 있던 와중에 제 눈에 들어온 건 줄기세포였습니다. 작년부터 피부과에서 줄기세포 시술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시술임에도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맞으러 온다는 얘기도 들려서 더 관심이 가게 됐습니다.
내 몸 안에서 나온 줄기세포를 고순도로 추출하여 다시 내 몸 속으로 넣는 개념이기 때문에 안전성은 입증이 됐고 피부 미용뿐 아니라 신체 전반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시술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더 커질 것 같습니다. 근데 이 시술 진짜 아픕니다. 허리에도 주사 진짜 많이 맞아봤는데 이건 마취를 해도 진짜 아픕니다.
데일리 케어도 필수
매일 매일 저런 시술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나온 개념이 비트윈 케어입니다. 다음 피부과 진료 전까지 집에서도 꾸준히 홈 케어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홈 케어 디바이스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앞서 언급드렸던 M사의 홈 케어 디바이스를 매일 쓰고 있는데요. 타이트닝 기능도 있고 브라이트닝 기능도 있어서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피부에 때려 넣는 것 말고도 속 건강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파이토 케미칼도 챙겨 먹고 있고 글루타치온도 먹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피부에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쓰니깐 오히려 피부가 안 좋은 거라고 말할 한 사람이 떠오르지만 투자를 위해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면 체험하는 게 맞다는 생각에 오늘도 에겐남은 피부 장벽 개선을 위해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