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평소에 제가 어떤 종류의 책을 읽는지 공유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책 리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YES24에서 나온 크레마라는 E-Book 리더기를 활용해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습니다. 이렇게 틈새 시간에 책을 읽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라도 읽지 않으면 시간을 내서 책을 읽기가 힘들더라구요.
요즘 많이 나태해진 탓에 출근 시간이 조금 뒤로 밀렸는데 30분 늦게 출근한다고 버스에 사람이 2배는 많은 것 느낌인데,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이 기기는 참 맘에 듭니다. 너무 광고 같이 쓴 느낌인데 사실 이 기기는 여자친구의 후원을 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저녁 약속이 없는 날에는 집에서 각 잡고 1시간 정도 집중해서 읽는 시간을 가집니다. 확실히 출퇴근 시간에 비해서 집중력이 올라가서 이해력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전 동시에 책을 2권씩 읽는데 아침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책들을 읽고 저녁엔 조금 더 어려운 책을 읽습니다.
저는 누군가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독서에 대한 열망(?)이 불타올라 더 열심히 책을 읽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너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속 주인공 ‘조’의 모습을 보고 독서에 빠졌던 적도 있습니다. 뭔가 책을 읽는 모습이 멋있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저 주인공의 실제 모습은 노 코멘트 하겠습니다.
이처럼 제 글이 많은 분들에게 독서에 대한 열정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제가 특히나 재밌게 읽었던 책들을 골라 한 권씩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1> 헤지펀드 열전(원제 : More money than GOD)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인 투자 관련 책입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수많은 펀드매니저들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짐 사이먼스가 창업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LTCM)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의 이야기여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수많은 트레이딩 전략에 관해 상세한 내용들이 책에 해부되어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는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전략이든 짧은 시간 동안은 유효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전략인지, 그 전략이 우월한 성과를 꾸준히 낼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우리는 금융 소비자로서 특정 시기에 유행을 타는 펀드의 유명세를 접한 후 이 전략이 앞으로도 잘 먹힐 것이라는 판단 하에 뒤늦게 막차를 타게 됩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펀드는 내가 가입하자마자 하락세를 맞이하게 되죠.
확률적으로 특정 펀드의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를 생각해 보면 그런 펀드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모든 펀드들은 평균으로 회귀하고 우리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게 나을 뻔했다는 결론에 다다르죠.
책에 나온 대다수의 펀드들이 지금은 그 유명세를 뒤로 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을 보면 워런 버핏이 얼마나 위대한 투자자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입니다.
<2> 돈의 심리학, 불변의 법칙
이 두 권의 책은 저자가 같고 내용도 일정 부분 겹치기 때문에 묶어봤습니다.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절대 망하는 경험을 해서는 안 되고 낮은 확률에 베팅을 해서도 안 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절대적 진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약간은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들은 겸손함을 알려줍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심지어 꽤 높은 확률로 판단 실수를 거듭 합니다. 그럼에도 이 시장에서 완전히 탈락하지 않는 수준의 실수만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작은 실수와 이 실수들을 만회할 수 있는 약간의 큰 성공을 거듭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둘 중에 한 권만 읽어도 저자가 말하는 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텐데 그래도 <불변의 법칙> 서문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들은 중요하다. 그것을 알면 확신을 갖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조스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을 원하는 아마존 고객들의 욕구가 사라진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두 가지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법은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유효하다.
위 문장은 벤처 투자 업계에서 일하는 제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습니다. 세상을 바꾸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서 바뀌지 않는 것을 찾아야 하는 것은 참 도전적인 일이 될 것 같습니다.
<3> Factfulness
이 책은 빌 게이츠의 추천 도서입니다. 2022년에 읽으려다가 몇 장 안 읽고 묵혀뒀던 책인데 몇 년이 지나서야 끝을 봤습니다. 팩트풀니스란 단어는 한국어로 ‘사실 충실성’입니다. 모든 현상을 사실에 입각해서 바라보자는 저자의 의도가 담긴 단어입니다.
결론은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성장하고 있다.’’입니다.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사회 현상들은 부정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실업률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에 와 있고 자살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세상이 성장하고 있다뇨 말도 안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뉴스는 그런 소식만을 전하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왜곡해서 봤던 것입니다. 세상은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어제보다 오늘 국민들의 건강 수치, 삶의 질이 +1만큼 늘어난 것은 세상의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죠. 저희 블로그 구독자 수가 저번 달에 비해 +3명 늘어난 건 놀라운 일이 아닌 것처럼요.
사실에 입각해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는 더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아프리카의 성장세가 가파른데 우리는 그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가 아프리카에 투자할 적기 아닐까요?
이런 식으로 우리는 세상을 팩트풀니스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4> 버크셔해서웨이의 재탄생
나름 워런 버핏의 추종자로서 그 분에 대해 꽤 많은 내용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엄청난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한 책입니다. 책 내용 자체도 꽤나 어려워서 오랫동안 붙잡고 낑낑댔던 기억이 나네요.
부제 <망해가던 섬유 공장의 위대한 자본 배분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버핏의 자본 배분에 대한 내용을 정말 상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버크셔의 1955년 데이터부터 쭉 분석하면서 책이 시작되는데 정말 많은 숫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남지 않는 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버핏이 어떤 정보에 기반하여 자본 배분을 하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버핏을 따라하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대별로 버크셔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수치화하여 분석하며 글이 진행되기 때문에 버크셔의 초기 역사부터 알 수 있습니다. 항상 버핏에 관한 내용의 결론은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라”이기 때문에 버핏이 어떤 기준으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인뎀너티와 같은 회사에 투자하였는지 한 번 더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5> 찰리 멍거 바이블, 설득의 심리학
찰리 멍거 바이블을 읽고 나니 <설득의 심리학>을 안 읽을 수가 없겠다 싶어서 연달아 읽었기 때문에 두 책을 동시에 소개하겠습니다.
<찰리 멍거 바이블>은 찰리 멍거가 쓴 책은 아닙니다. 찰리 멍거가 살아 생전에 강연 등을 통해서 언급했던 그의 철학과 사고 체계에 대해서 정리한 책입니다. 버핏이 비즈니스에 특화된 천재라고 한다면 멍거는 그가 중요시 했던 ‘다학제’라는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끼친 인물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투자에 관한 생각보다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될까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47쪽짜리 결혼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결혼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인생을 사는 원칙은 매우 단순합니다. 첫 번째 원칙은 기대 수준을 낮추는 것입니다.” 와 같은 조언들은 도움이 특히나 많이 됐습니다.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선 단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나머지 인생을 그르치지 않게끔 항상 안전 마진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며, 한 가지 사고의 틀만 활용하는 게 아닌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여 때에 맞는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행복한 인생을 사는 원칙은 투자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투자를 잘하기 위한 비법을 찾기 전에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철학이 먼저 자리 잡는다면 투자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은 타인을 설득하는 방법론에 관한 책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타인을 설득해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꽤 많은 도움을 받은 책입니다. 예전에는 설득하다가 실패하면 감정에 호소하는 게 전부였는데 설득도 전략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략은 결론적으로는 인간의 오래된 습성을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행동 특성을 감안한 여러 가지 설득 전략(상호성의 원칙, 희귀성의 원칙 등)은 참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2번에서 소개해 드린 <돈의 심리학>, <불변의 법칙>에서처럼 변하지 않는 인간의 특성을 이해하는 건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6> 퀄리티 투자, 그 증명의 기록
제가 상반기에 지인들과 대화를 할 때 가장 많이 인용한 인물은 바로 이 책의 저자 테리 스미스였습니다. 테리 스미스는 감히 영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펀드 실적을 기록한 펀드 매니저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펀드 매니저가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는 게 어불성설인데 일단 성적이 좋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1번 <헤지펀드 열전> 소개글에 나온 것처럼 테리 스미스가 앞으로도 펀드 매니저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일단 10년은 살아남았습니다. 물론 10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짧은 기간이고 10년 동안 CAGR 18% 수준을 기록하는 게 확률적으로 불가능한 사건은 아니기 때문에 테리 스미스가 압도적으로 뛰어난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라고 칭하긴 아직 어렵지만, 그의 투자 스타일을 본다면 저는 10년, 20년 이후에도 그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평균 설립일이 19세기에서 20세기로 변화하면서 우려를 표한 그의 투자 철학은 오래된 기업에 투자하자!입니다. 설립된 지 오래된 기업들은 정말 많은 우여곡절(세계대전, 온갖 경제 위기, 질병 등)을 이겨낸 기업이기 때문에 향후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든 그 위기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살아남은 기업들 중에서 높은 퀄리티, 즉 높은 ROCE를 달성한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그의 철학은 우리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다학제적 인간이 되자!
이렇게 총 8권의 책 리뷰를 마쳤습니다. 사실 몇 권의 책을 더 읽기는 했는데 소개해 드릴 만큼 재밌게 읽었거나 제가 완벽히 이해를 못했기 때문에 소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리하고 나니깐 상반기에는 투자에 관한 책들을 위주로 읽었는데 2024년 남은 시간들은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고 멍거가 말한 다학제적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